우리나라에서 최고로 더운 곳으로 유명한 대구는 요즘 온도가 38도를 넘나든다니 놀라움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중부지방도 최소 32도는 기본으로 달리고 있는 요즘,
정말 한반도는 스치기만 해도 불쾌지수로 멱살을 잡을지도 모른다. ㅡ.ㅡ;;
지난 짧은 휴가기간 동안, 아무리 고3 수험생 집이라는 책임감으로 집밖을 떠나진 않았지만
억울한 마음을 달래려 남편과 가까운 시원한 수원CGV에 들려 영화를 보기로 했다.
지금도 절찬 상영 중인 영화가 두 편인데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을 하니까,
남편이 그냥 두 편 다 보자고 깔끔하게 결론을 내려서 즐겁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오전엔 '더 테러 라이브'를 보고, 오후엔 '설국열차'을 봤다.
지금이라도 어디 마땅히 휴가계획이 없는 분들이라면 영화관에서 느긋한 영화삼매경도 괜찮다고 제안드린다.
짧은 영화감상을 적어보면..
영화 '더 테러 라이브' 는 생방송 도중 펼쳐지는 뉴스 앵커와 테러범과의 사투를 그리고 있는데
주연배우 하정우의 감정변화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몰입을 주는 영화라 생각이 들었다.
한마디로 하정우의 연기력 하나만으로 감독이 승패를 건..
긴말 필요없는 하정우 영화였다.
영화내용은 마포대교 테러를 두고 뉴스 앵커와 테러범과의 사투로 그려지고 있지만
그 안에는 방송사들간의 속보경쟁과 경쟁사간의 허점을 탄로내여 시청률 싸움을 하는 미디어간 속성도 보여주고 있고
무기력한 공권력의 헛점과 지배층이 하층민들을 대하는 한국사회 전반의 불평등한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한 상황들을 지켜보다보면 나도 모르게 불의를 참지 못하는 불편한 욕지기가 튀어나오기까지 했다.
라디오 부스안에서만 1시간 반이상의 영화시간을 써먹는 답답함을 토로하는 관객도 있었지만
난 집중도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본다.
오히려 산만한 액션연기는 주제를 흐리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호불호가 갈려 좀 의외다.
450억원이라는 엄청난 투자비로 기선제압을 하며 시작된 '설국열차'는 스케일 역시 이름값나게 컸고 웅장했다.
게다가 스토리 설정도 제작비만큼이나 장난이 아니다.
이 영화는 지구 온난화가 지구 종말의 원인이 되어 최후의 수단으로 CW-7 이라는 화학물질을 발포하지만
오히려 그로인해 빙하시대가 도래되고 대규모 설국열차에 탑승한 사람들만이 생존하여 끝없이 지구의 철도를
돌고 돈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빙하로 뒤덮힌 지구를 돌고도는 열차가 영화초반이 그려질때 '와우~'가
저절로 튀어 나왔다.
영화스토리는 간단하다.
새로운 빙하기를 만난 지구의 인류 마지막 생존자들이 탑승한 '설국열차'안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
하나의 조직이 형성되어 있고 그로인한 권력이 있고 복종이 강요당한다.
공짜로 탑승하다시피한 춥고 배고픈 사람들은 맨 뒤쪽인 꼬리칸은 먹을 것이 없이 인육까지 먹어 연명하고
비싼 티켓으로 탑승한 천국과 같은 앞쪽칸 사람들은 마약에 환락가로 극과 극을 이룬다.
그리고 멈추지 않는 엔진의 맨 앞칸은 영원한 지도자로 칭송받는 '윌포드'가 있는 곳이다.
억울하고 인간대접을 받지 못하는 꼬리칸 사람들은 반란을 꿈꾸며 폭동을 일으키고 앞으로 앞으로 엔진칸을
정복해서 그들의 평등한 권리를 찾아 반란의 여정을 밟는다는 이야기다.
송강호가 설국열차를 설계하였기 때문에 여정의 문을 여는 중요한 인물로 나온다.
하지만 반란을 주도하고 불평등한 권력을 부수려 했던 꼬리칸 사람들의 목적들은 열차칸을 통과하면서 혼란을 맞이한다.
열차칸을 지나오면서 보여지는 고위층칸의 모습들은 열차라해서 틀에 짜여진 기본 이미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낙원과 같은 정원도 나오고 화려한 미용실, 락카페, 천진난만하게 수업을 듣는 학급이 있다.
칙칙한 흑백에서 총천연색 칼라로 바뀌는 열차칸의 변화의 풍경을 받아드리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아왔는지 처절히 받아드리게 된다.
영화는 엔진칸을 정복하고 평등한 사회(조직)를 완성된다는 결말을 보이지 않는다.
열차는 전복되고 빙하의 지구안으로 추락한다. 초능력을 가진 한국여자아이와 선로의 부품으로 전락했던
꼬마 남자아이만을 생존시킨채.. 다행히 빙하기는 끝나가는 지구라는 여지를 남겨두고 끝난다.
갈수록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원료전쟁시대가 도래될 것이다.
아무튼 봉준호감독의 영화설정은 기발나고 흥미로웠다.
조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몇가지 있었다. 엔진에 문제가 생겨 선로부품으로 꼬마아이를 쓰여진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선로에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이 나오게 만들었고, 두 꼬마 아이들만 지구에 남아서 어떻게
살아간다는 것인지 결말부분의 암시가 모호했다
짧은 영화시간내에 영화스토리의 디테일성은 갖추지 못했지만 영화전반적인 구성은 재미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본다면 아이들과 토론거리도 있을 영화라 생각한다.
갈수록 습도와 온도가 높아가는 것 같다.
이럴땐 영화관에서 잠시 일상과 더위를 버리고 영화에 심취하는 것도 좋은 휴가계획이 아닐까.